박정용 기자
[한국 문예저널=박정용 기자]
<제 4회 타고르 문학상 대상 수상작가>
Sage hills
김명주
자건거 바퀴가 남은 길로
타인의 걸음은 나를 향해 온다
허리를 더듬어 잡히지 않는 욕망을 따라
그리움 두며 두며
또 하나의 발자국 숨겨 두고 간다
그대의 가슴
다만 봉긋한 숨김을 들켜
전율이 잇닿아
한숨으로 내려 놓아,
채 못 피어난 하늘이
바위를 넘어 언덕으로 내려 앉는다
패랭이 꽃 내 팽개쳐 진 능선
노란 들꽃 흐르다 멍들어
남은 계곡은 새 울음을 쌓고
너에게 보인 상처
언덕으로 묻어 쉽사리 샛길을
내주지 않는다
새끼 손톱보다 작은 개화(開花)
너의 가슴보다 크게 열어
올려 보는 하늘 끝이
언덕에서 흐른다
걸음은, 들꽃이 지운 바람, 곁에
두고 온다
* 에필로그
오월 중순 즈음이면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위나치(Wenatchee)라 불리는 도시에
Sage Hills 라는 하이킹 코스가 있습니다.
들꽃이 이런 저런 각각의 다른 모양과 색으로, 잠시 사는 시간을 잊고
감탄으로 걷는 이유를 주는….
모든 것이 그렇듯 때를 놓치면 지고 난 들꽃은 색을 잃고.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길이 문득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을 닮아
짠하기도 또한 아릿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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