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용 기자
뼈다귀의 역습
박 정 용
번캐가 어디서 주웠는지 모를
뼈다귀 하나를 물고 왔다
심심한 하루를 보내는 일이 출입문
바라기였는데 저 뼈다귀가 온 후로는
다른곳엔 통 관심이 없다
바득 빠득 우득 우거득 씨름 하는 하루가
해도 당하지 못해 자빠지고
붉은 피 쏟아냈다. 뿐인가 달도 지쳐 서산으로
숨었지만 뼈다귀는 그의 품 속을 떠나지 못한 체
볼모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었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갈구는지를...
그냥이란다
돈이 되는지 물었다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냐고
바르르 떨며 컹컹댄다
살맛나지 않아서 물고 뜯고 하는 것인줄
뼈다귀는 모른다
버릇처럼 물어 뜯다가 이빨이 빠졌는지
뼈다귀는 그날 이후 버림받았다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쓸쓸함은 가을바다같다
혓바닥에 착 감긴 그날의 추억
문을 닫고 살 맛이 아닌 뼈 맛을 찾기 시작했다
뽀얗게 다 우려나온 흔적이 자작나무가 되었다
검정얼룩이 커다란 동굴처럼 보이는 날
돌연 물어 뜯긴 뼈다귀가 살아서 걸어온다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선다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는 순간에도
뼈다귀는 말 한마디 없다
캄캄한 밤이 지나고 허연 뼈다귀에 쫓긴
뼈 때리는 소리만 남았다
짖지 않아도 소리를 아는 사람들
등만 보이는 이유를 안 그들
38만원짜리 임플란트를 하지 않음
공기 한톨도 씹어 먹을 수 없다는 걸
뱉지도 삼키지도 못할 풍문앞에
개뼈다귀같은 소문이 자라 그들의 눈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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