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어둠으로 지다

                                                                   장애란

바람이 서늘하여 뜰에 나와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저녁노을 진지 한참인데 산뜻한 별 총총하다 

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기약 없이 떴다가 정처 없이 지고 마는 별을 향해 팔을 뻗는다 

꿈길같이 멀어져 가는 별은 끌어당기면 당길수록 가슴 밖 저편으로 사라진다

골목에 뜨는 별은 가난의 별이요

광야에 뜬 별은 애국으로 불타는 별이요

가슴에 뜨는 별은 사랑의 별이요

개나리를 닮은 병아리처럼 여름날 섬 그늘 속으로 파고드는 파도처럼, 

맨몸으로 저무는 산국처럼 어둠이 깊을수록 별들은 빛난다 

강물은 소리치며 멀리 가고 산골짜기에는 

별들이 내려와 지친 발을 닦고 있다

서러운 날들은 유리창에 핀 성에 처럼 잠시 머물 뿐

어떤 입김으로도 꽃을 지우지 못한다

먼지 낀 창도, 비바람 눈보라를 맞은 창도

밤하늘에 뜨면 모두 별이다 

반짝이는 별 하나가 시를 쓴다

시를 받아든 여린 별이

어깨에 머리를 얹고 쌔근쌔근 잠이 들었다

가슴에 뜬 별은 길을 잃지 않는다

별들이 하늘 한 귀퉁이에

방 한 칸을 들이고 어둠으로 지는 까닭을

가을 끝자락에 알았다

<당선 소감문>

나이 80이 가까워지니 몸과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어제는 모처럼 동네 산책에 나섰습니다. 따뜻한 봄날 풍경이 마음을 평화롭게 합니다. 아파트 단지를 뒤로하고 개울을 지나고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많은 수목이 생기를 더해가는

중에 길 가장자리에서 군락을 이루며 살아가는 클로버가 눈에 와닿았습니다. 잠시 아무 생각 없이 그들과 하나 되어 가고 있는데 문득 네잎클로버가 눈에 띄었습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꺾어 책갈피에 끼웠습니다.

오늘도 나는 같은 길을 걸어서 클로버가 자라는 풀밭에 섰습니다. 어제와 같이 네잎클로버가 눈에 띄었지만 오늘은 꺾지 않고 지나왔습니다. 혹시 고달픈 사람이 찾아와 위로를 받으

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얼마 후 윤동주탄생기념문학 공모전 최우수상 당선 소식이 전해 왔습니다.

솜씨가 서투르고 보잘 것 없는 작품을 최우상으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님 감사합니다. 그동안 꾸준히 글쓰기 지도를 해주신 장석영 교수님 고맙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문학풍경 작

가회 회원님과도 이 기쁨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나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심사평>

▣ 시 부문 심사 관점

시 부문 심사는 전통적 심사 방법인 문학성과 작품성을 추구하는 관점을 넘어서, 

독자 친화적 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하였다. 

응모 시들의 본질적인 가치를 인정하면서, 그것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응모해 온 시들 중에는 난해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그런 시들이 독자들에게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번 심사에는 가독성과 재미성을 갖춘 시를 높이 평가했다. 이는 독자들이 시를 즐기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감동과 해석과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는 심사위원의 심사 핵심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응모자들의 열정적인 창작 활동을 격려하고독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는 시를 당선작으로 선했다.

▣ 시 부문 심사

장애란이 응모해 온 시는 '북간도' '바람의 언어' '별 어둠으로 지다' '동주에게' '눈꽃도 꽃이다' 등 5편이다. 심사위원들은 쉬고 끝에 '별 어둠으로 지다'에 방점을 찍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또한 장애란의 "별 어둠으로 지다"를 최우수 당선작으로 정했다.

                              심사위원 정 성수

                              심사위원 이 병렬

                              심사위원 김 정권

<약력>

* 농부시인

* 문학풍경 작가회 부회장

* 서울자치신문 문화홍보작가

* 실버청춘 부회장

* 세계문학상, 환경문학대상, 남양주시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