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달의 고향



                        채인숙



고향 집은 달 뜨는 오르막

나는 그곳에서 수없이 넘어져

무릎 살이 찢어졌다


대문 밖 나서다가 

늘 그렇게 넘어지기 일쑤

매일 성한 적 없는 것은 달 때문이다


지금 오르막은 대나무 숲

흔적조차 사라진 집터

촘촘 들어차 헤집고 들어갈 곳 없다


오늘 밤에도 달은 뜬다

그때 시절 달그림자 뜨고

따라온 아픈 무릎은 고향의 달이다








<약력>


* 시인. 소설가

* 국제 펜, 한국문협, 계간문예, 강남문협, 문학시선 회원.

* 시집 [숨어있는 웃음] [시를 그리다]

* 타고르문학상 대상(소설)

* 계간문예 작가상

* 현) 강서 구립도서관 시낭송 강사





<평설>



채인숙의 시 "달의 고향"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그곳에서 겪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달과 연결하여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는 과거와 현재, 상처와 기억,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1. 구조와 내용

  

(1연)

"고향 집은 달 뜨는 오르막

나는 그곳에서 수없이 넘어져

무릎 살이 찢어졌다"


시의 시작은 고향집의 지형적 특징을 묘사하며, '달뜨는 오르막'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달뜨는'은 단순히 밤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시적 화자가 어린 시절 고향에서 경험한 추억의 시작을 상징합니다. 오르막길에서 넘어지며 겪은 육체적 상처는 단순한 상처 이상으로 그 당시의 경험과 감정을 상징합니다.


 (2연)

"대문 밖 나서다가 

늘 그렇게 넘어지기 일쑤

매일 성한 적 없는 것은 달 때문이다"


대문 밖을 나서면서 자주 넘어지는 모습을 통해, 시적 화자의 어렸을 때의 미숙함과 그로 인한 상처를 묘사합니다. '매일 성한 적 없는 것은 달 때문이다'라는 구절은 달이 단순한 자연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는 달이 고향과 그곳에서의 기억을 상징적으로 연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연)

"지금 오르막은 대나무 숲

흔적 조차 사라진 집터

촘촘이 들어차 헤집고 들어갈 곳 없다"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 고향은 대나무 숲으로 변해 있으며, 옛 집터의 흔적조차 사라졌습니다. '촘촘히 들어차 헤집고 들어갈 곳 없다'라는 표현은 고향이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만, 과거의 추억 속 고향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4연)

"오늘 밤에도 달은 뜬다

그때 시절 달 그림자 뜨고

따라온 아픈 무릎은 고향의 달이다"


마지막 연에서는 여전히 달이 떠오르고 있음을 말하며,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로 달을 사용합니다. '그때 시절 달 그림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따라온 아픈 무릎'은 그 시절의 상처와 함께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는 감정적 상처를 의미합니다. '고향의 달'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닌, 시적 화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상징입니다.



2. 상징과 주제


이 시에서 '달'은 단순히 밤하늘에 떠 있는 천체가 아니라, 고향과 시적 화자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징합니다. 달이 뜨는 오르막길에서 넘어지며 생긴 상처는 고향에서의 고난과 성장 과정을 나타냅니다. 현재의 고향이 변했더라도, 달은 여전히 뜨고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떠올리게 합니다.



 3. 종합적 평가


채인숙의 "달의 고향"은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과 함께, 그곳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잘 드러낸 시입니다. 달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감정과 기억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시적 화자의 개인적 경험이 독자에게도 보편적인 감정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는 작품입니다.



                                                                                문학평론가  丁作/박정용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kjol.co.kr/news/view.php?idx=302
  • 기사등록 2024-07-11 17:44:09
  • 수정 2024-07-11 17:59:43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소연, 미국에서 날다.
  •  기사 이미지 화전부터 벚꽃 막걸리까지… 포도호텔·디아넥스, 봄패키지 2종 신규 출시
  •  기사 이미지 컬럼비아, 멀티 스포츠 슈즈 ‘비테스™ 컬렉션’ 출시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