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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 속의 달



                                              박영미



당신이 산모퉁이를 외딴 우물을 찾아갔을 때

당신을 쫓아가지 말아야 했습니다.


당신이 우물 속 얼굴을 보며 부끄러워하고

하얀 구름과 파란 바람의 가을을 바라볼 때

나는 숨죽이며 숨어야 했습니다


당신은 끝없이 자신을 책망하고 되돌아섰습니다

스스로 미워하며 또 돌아섰습니다


내가 우물 속 당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가을의 밤하늘 바람결마저도 온전히 빚었을 겁니다.




<당선소감문>


연둣빛 4월의 끝자락에 서성이고 있을 때 큰 기쁨 하나가 슬며시 다가왔습니다.


윤동주ᆢ

뇌리 속에선 여전히 시대의 고뇌에 끊임없이 얼굴을 붉혔던 그의 매끈한 용모가 잔상으로 떠오릅니다.

늘 그의 장년이, 노년이 궁금했습니다.


문득 답을 찾은 기쁨으로 가슴이 떨려 옵니다.

때마다 그를 기리는 우리들 마음 속에서 그는 이미 중후한 장년으로, 첨삭을 가할 수 없는 완벽한 노년으로 함께 가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더우기 그의 고향 연변에서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그를 추모하는 행사를 하게 됨은 기쁘고 반가운 일. 이런 행사를 주관하고 추진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심사평>


작가의 언어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일반적인 말에서 탈피, 상징성을 지닌 어휘가 내용안에 내포되어야 詩다운 맛으로 독자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지도록 했다. 그렇다고 단어를 너무 꾸미거나 비틀지도 않으면서 조용하게 상기 시키며 독자가 음미 할 수 있도록 끌어들였다.

발상의 전환이 게으르지 않았던 언어의 순도가 높게 내포되어 있어 참신과 신선이 돋보여 우수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앞날의 기대하며 당선을 축하드린다.


                                                                      김 정권

                                                                      정 성수

                                                                      이 병렬








<약력>


* 2019경의선 문학 시등단

* 2021 타고르문학 시부문 우수상 

* 종로문협 회원

* 푸른들 닝송회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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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24 19: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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